51. i. 말씀은 교리가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글자의 뜻으로서 말씀은 완전히 상응으로 되어있고 그 속에는 끝까지 영적, 천적인 것들이 동시에 또는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말씀이 영적 천적인 것의 그릇이며 기둥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자의 뜻으로서 진리는 어떤 곳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그때 그것을 진리의 겉모습이라고 부른다. 또 많은 진리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단순한 사람들의 지각 수준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은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말씀을 말씀 자체의 빛으로 본다면 단 하나의 모순도 없다. 또 예언서의 어떤 구절들은 앞에서 인용한 구절들(15)처럼 글자로는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사람과 장소의 이름들로 되어있다. 글자의 뜻으로서 말씀이 이렇기 때문에 교리가 없으면 말씀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2]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출애굽기 32:12, 14; 요나서 3:9; 4:2)

그리고 또,

여호와는 변개함이 없으시도다 (민수기 23:19; 사무엘상 15:29)

교리가 없으면 이 구절들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없다. 그리고 아버지의 죄악을 자식에게 갚아 삼사대까지 이르게 하리라 (민수기 14:18)

그리고 또,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신명기 24:16)

이 구절들도 교리로 해석해야 서로 모순 없이 일치한다.

[3]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마태복음 7:7-8; 21:21-22)

교리가 없으면 누구나 구하면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교리를 알면 주님은 무엇이든 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 주님으로부터 구해야 주신다고 믿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기때문이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요한복음 15:7)

[4] 주님이 말씀하시길,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누가복음 6:20)

교리가 없으면 천국은 가난한 사람의 것이며 부자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리는 그것은 영혼이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준다. 그래서 주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 5:3)

[5] 주님이 말씀하시길,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마태복음 7:1-2; 누가복음 6:37)

교리가 없으면 이 말씀은 악한 것을 악하다고 말해서는 안되며 그러므로 악한 사람을 악하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입증하기 위해 인용될 수 있다. 그러나 교리에 따르면 판단하는 것은 적법한 일이며 그렇지만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은 공의롭게 판단하라 (요한복음 7:24) 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6]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그러나 너희는 랍비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 선생은 하나요 곧 그리스도시오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이시니라 또한 지도자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의 지도자는 한 분이시니 곧 그리스도시니라 (마태복음 23:8-10)

교리가 없으면 어떤 사람을 선생님, 아버지, 지도자라고 부르는 것을 적법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교리를 알면 이렇게 부르는 것이 자연적 의미로는 적법하나 영적 의미로는 그렇지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7]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길,

인자가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을 때에 나를 따르는 너희도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하리라 (마태복음 19:28)

이 말씀으로부터 주님의 제자들이 심판의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 그들은 아무도 심판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교리가 이 비밀을 밝혀야 하는 것이다. 즉 전지하시며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혼자 심판의 자리에 앉아 심판하실 수 있으며 주님의 열 두 제자들은 주님이 말씀을 통해 주시는 모든 진리와 선이며 교회를 뜻한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내릴 수 있는 교리적 결론은 이 진리들이 요한복음 3:17-18; 12:47-48의 주님의 말씀에 따라 모든 사람을 심판한다는 것이다.

[8] 교리 없이 말씀을 읽는 사람은 예언서에서 유대나라와 예루살렘에 대해 하신 말씀 속에 일관하는 것, 즉 유대교회와 예루살렘의 지위가 영원히 남을 것이란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다음 구절의 내용과 같다.

내가 목자들에게 노를 발하며 내가 숫염소들을 벌하리라, 그들을 전쟁의 준마와 같게 하리니, 모퉁잇돌이 그에게서, 말뚝이 그에게서, 싸우는 활이 그에게서 나와 (스가랴 10:3-4, 6-7)

보라 내가 와서 네 가운데에 머물 것임이라, 여호와께서 장차 유다를 거룩한 땅에서 자기 소유를 삼으시고 다시 예루살렘을 택하시리니 (스가랴 2:10, 12)

그 날에 산들이 단 포도주를 떨어뜨릴 것이며 작은 산들이 젖을 흘릴 것이며, 유다는 영원히 있겠고 예루살렘은 대대로 있으리라(요엘 3:18-20)

내가 사람의 씨를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뿌릴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예레미야 31:27, 31, 33)

그 날에는 말이 다른 이방 백성 열 명이 유다 사람 하나의 옷자락을 잡을 것이라 곧 잡고 말하기를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하심을 들었나니 우리가 너희와 함께 가려 하노라 하리라 하시니라(스가랴 8:23)

그 밖에 이사야 44:21, 24, 26; 49:22-23; 65:9; 66:20, 22; 예레미야서 3:18; 23:5; 50:19-20; 나훔 1:15; 말라기 3:4 등이 있다. 이 구절들은 주님이 오시는 것과 이 일이 (유대인들을 일으켜 세우는 일) 일어나는 것을 다룬다.

[9] 그러나 다른 여러 곳에는 정반대로 기록되어 있다. 그 가운데이 한 구절만 인용하겠다.

내가 내 얼굴을 그들에게서 숨겨 그들의 종말이 어떠함을 보리니 그들은 심히 패역한 세대요 진실이 없는 자녀임이로다, 내가 그들을 흩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에 대한 기억이 끊어지게 하리라 하였노라, 그들은 모략이 없는 민족이라 그들 중에 분별력이 없도다, 이는 그들의 포도나무는 소돔의 포도나무요 고모라의 밭의 소산이라 그들의 포도는 독이 든 포도이니 그 송이는 쓰며, 그들의 포도주는 뱀의 독이요 독사의 맹독이라, 이것이 내게 쌓여있고 내 곳간에 봉하여 있지 아니한가, 그 때에 내가 보복하리라(신명기 32:20-35)

이 말씀은 같은 나라에 대한 것이다. 같은 취지의 말씀이 다른 곳에도 있다.

그것은 이사야 3:1-2, 8; 5:3, 6; 신명기 9:5-6; 마태복음 12:39; 23:27-28; 요한복음 8:44과 예레미야와 에스겔서 전체에 있다. 서로 모순인 것 같은 이 구절들은 그러나 교리로부터는 일치한다. 왜냐하면 말씀의 이스라엘과 유다는 이스라엘과 유다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의미의 교회를 뜻하는데, 하나는 황폐한 교회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에 의해 새롭게 세워진 교회라는 것을 교리가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말씀에는 이와 같은 구절들이 또 있으며 그것으로부터 말씀은 교리 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