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17장. 모든 사람은 다시 날 수 있고, 예정론 (豫定論)과 같은 것은 없는 것.
[1] 모든 인간은 천국에 가도록 예정 (豫定)되어 있고, 누구도 지옥에 가도록 되어 있지 않는 것을 건전한 이성을 가진 사람은 말한다. 사람은 다 사람으로 태어났고, 따라서 그 안에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은 진리를 이해하고 선을 행하는 능력이다. 진리를 이해하는 능력은 하나님의 지혜로부터 있고, 선을 행하는 능력은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있다. 이 능력은 하나님의 형상이요, 모든 분별 있는 사람 안에 남아 있으며, 지워지지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시민적이며 도덕적 사람이 되는 능력이 생긴다. 또 시민적이며 도덕적인 사람은 영적인 사람도 될 수 있다. 시민적이며 도덕적인 것은 영적인 것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그가 하나의 시민으로 있는 나라의 법률을 알고, 그대로 사는 사람을 시민적 사람이라 하고, 이 법률을 그의 도덕률과 미덕으로 삼으며, 이성으로 사는 사람은 도덕적 사람이라 한다.
[2] 이제는 어떻게 시민적이며 도덕적 생활이 영적 생활의 그릇이 되는가를 설명할까 한다.
이 법을 시민적이며 도덕률로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법도로 알고 살면 여러분은 영적 사람이 될 수 있으며, 살인, 간음, 도적질, 거짓증거 및 남의 것에 손해를 입히는 것을 법으로 금하지 않을 만큼 야만적인 나라는 하나도 없다. 시민적이며 도덕적인 사람은 이 법을 선한 시민이 되기 위해 지키거나 또는 선한 시민인 척 보이기 위해 지키지만, 만일 그가 동시에 이 법을 신성한 것으로 보지 아니하면 그는 단순한 시민적이며 도덕적 자연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그 법을 신성한 것으로 지키면 그는 시민적이며 도덕적, 영적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나 다른 것은 후자는 세상 나라의 선한 시민일 뿐만 아니라, 하늘나라의 선한 시민도 되지만, 전자는 이 세상나라의 선한 시민일 뿐, 하늘나라의 선한 시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차이점은 그들이 행하는 선에서 볼 수 있다. 시민적이며 도덕적, 자연계 사람이 행한 선은 자체에 있어서 선이 아니라, 사람과 세상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시민적이며 도덕적이며, 영적인 사람이 행한 선은 자체에 있어서 선이다. 주님과 천국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3] 이로써 모든 사람은 시민적이며 도덕적 자연인이 되도록 타고 나오듯, 시민적이며 도덕적 영적 사람도 될 수도 있도록 타고나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 이것은 하나님을 시인하고, 악을 행치 않는 것은 하나님께 위배되기 때문에 아니하며, 선을 행하는 것은 하나님과 일치하기 때문에 행하면 그것으로 되는 것이다. 이로써 하나의 영인이 그의 시민적이며 도덕적 행동 가운데 들어가 같이 살게 되나, 그렇지 아니하면 그 행동 안에는 어떠한 영인도 없으며, 따라서 더불어 살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왜 자연인은 아무리 시민적이며 도덕적으로 살아도 죽었다 하나, 영적인 사람은 살았다 하는가의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4] 나라마다 어떠한 형태로든지 종교가 있고, 그 모든 종교 안에 근본적인 것은 하나님이 계시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종교라 할 수 없는 것과 그 종교대로 사는 나라는 곧 그 신에게 위배되기 때문에 악을 금하는 나라는 다 그 자연적인 것 안에 영적인 것을 받도록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속한 것이다.
이방인이 자기는 이러저러한 것은 하나님께 위배되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이 사람은 구원 얻지 않았는가라고 자문자답하지 않겠는가? 그럴 수밖에 없을 듯 보인다"고 이성적인 사람은 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 또는 저 악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아, 하나님께 위배된다는 말은 무엇을 뜻하지?" 하고 말하는 기독교인의 말을 들으면, "이 사람은 구원 얻지 못하겠는데, 그렇지 않은가? 그는 구원 얻을 수 없을 것같이 보이는데?"라고 자문자답할 것이다. 건전한 이성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5] 혹 이러한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기독교인으로 태어났고, 세례를 받았으며, 주도 알고, 말씀도 계속 읽어왔으며, 성찬에 참여하여 왔다. 그러나 만일 그가 살인, 죽이려드는 보복, 간음, 남모르는 도적질, 거짓증거 또는 거짓말, 그리고 여러 가지 횡포를 죄로 보지 않는다면, 이렇게 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런 사람이 하나님이나 영생에 대하여 생각할까? 이런 사람이 하나님이 계시는 것이나, 영생이 있는 것을 믿겠는가? 이런 자는 구원 얻을 수 없다고 건전한 이성을 가진 자는 잘라 말할 것이다.
이상은 기독교인에 대하여 말한 것이다. 이반인은 기독교인보다 더 생명으로 종교에 입각해서 하나님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더한 것은 앞으로 아래의 차례로 말할 것이다.
Ⅰ. 창조의 목적은 인류로 말미암은 천국인 것.
Ⅱ.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구원 얻을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시인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은 구원 얻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속하는 것.
Ⅲ. 사람이 만일 구원을 받지 못한다면 그 잘못은 그 사람 자신에게 있는 것.
Ⅳ.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천국에 가도록 예정되어 있고, 지옥에 가도록 되어 있지 않은 것.